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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방울 바디 청강 정철호의 ( 적벽가 ) 완창 3집

관리자 0 2,543 2018.06.17 16:51
정임방울제【적벽가3】
    창 - 정철호,
고수 - 신평일

01 조조, 장졸을 거느리고 화룡도로 지나가는데(7:30)
02 조조가 남은 군사 점고를 하는데(11:00)
03 조조가 군사들을 불러 들이는데 (10:24)
04 조조 남은 군사 들어오는데(6:58)
05 조조 할 일 없이 빌차로 들어가는데(10:51)
06 조조 깜짝 놀라는데 - 끝까지(6:16)

【아니리】
전면前面에 두 길이 있는지라. 군사 불러, “이 길이 어디로 행하느냐?” 제장이 여짜오되, “화용도華容道로 가옵니다.” 조조 장졸을 거느리고 화용도로 지내갈 제,

【진양조】
이때 인마人馬 기진氣盡하고, 데인 노약老弱 막대 짚고, 한상한 장성강에 눈비 섞여 오는 날에 산고수첩山高水疊 험한 길로,
휘어진 잡목이 얼크러져 이리저리 검쳐잡고, 후유, 끌끌. 촉도지난蜀道之難이 이에서 더할쏘냐? 허저, 장요, 서황 등은 뒤를 쫓아 방어하니,
정욱이 눈물지으며 통곡하여서 슬피 운다. “아이구, 이 일을 어쩔거나. 평생소학平生所學 진심盡心하여 운주결승運籌決勝 하잤드니마는,
제부종사 불여의諸復終始不如意하여 초행노숙草行露宿이 어인 일고? 망측한 우리 승상 일빈일소一嚬一笑 탓이로구나. 아이고, 이 일을 어쩔거나?
” 전별장全別將이 울고 난다. “적벽오전赤壁鏖戰 무삼 일고? 승상은 망상妄想하여 주색酒色 보면 한사限死하고, 임전臨戰하면 꾀병터니,
삼부육사三傅六師 간 곳 없고 백만군사를 몰살하니, 모사謀事도 허사虛事되고, 장수將帥 또한 공수空手로다. 전복병前伏兵 살아오니 후복병이
어쩌를 허리

【아니리】
조조 듣고 화를 내어, “사생死生이 유명有命커늘 너 어찌 우느냐? 다시 우는 자는 군법軍法으로 참斬하리라.” 이렇닷 울고 가니,

【중머리】
화병火兵이 울고 나오는데, “수인씨燧人氏 교인화식敎人火食 나 혼자 맡았을까? 녹록碌碌하다, 이 내 신세.
팔나문 별담착別擔着이 취반화기炊飯火器 걸머지고, 십 명 군사十名軍士 밥 짓기며, 퉁노구는 깨어지고,
양식조차 없어지고, 행중行中의 다만 남은 것은 호로葫蘆, 함박뿐이로다. 내 일신一身 기구崎嶇하여 열 명 구급救急을 어이할꼬?
표자瓢子나 꿰어 차고 우리 집에 가고지고. 에이고, 에이고.” 울고 나니, 범군凡軍이 울고 난다. 환도環刀는 집만 남고,
조총鳥銃은 울 빠지고, 군복조차 불타지고, 적수공권赤手空拳 외상투에 절룩절룩 나오면서, “위국魏國 고향을 어이 가리?
아이고 우우우우 어이 하리.”

【아니리】
이렇듯 설리 우니, 조조 듣고 화를 내어, “사생死生이 유명有命커든 너 어찌 우느냐? 다시 우는 자는 군법으로 참하리라.”
 (초원산곡草原山谷 아득한데 두세 번 머물러 낙후패졸落後敗卒을 영거領去할 제, 앞에 군사 전포展布할 제,
“지내간 말 발굽 자국과 떼인 노구 자리 온기가 있사오니 복병 의심 있나니다.” 조조 듣고 대답하되, “이곳이 명산이라,
산제불공 다니는 노구 자리 갈때가 분명하고, 나무장사 말을 몰고 가까이 지낸 자최로다.”) 일행을 재촉하야 한 곳을 다다르니,
첩첩산중疊疊山中 송림간松林間에 소리 없이 키 큰 장수, 취안醉顔을 찡그리고 은은히 서있거늘, 조조 깜짝 놀래,
“아이쿠, 여봐라, 정욱아. 날 보고 우뚝 서 있는 장수가 옛 보던 얼굴 같구나. 만일 관공이면 내 어찌 살아가리. 자서히 살펴보아라.
” 제장諸將이 여짜오되, “그게 장승이오.” 조조 더욱 깜짝 놀래, “여봐라, 장비張飛네 한 장가張家란 말이냐?”
 “아니요. 승상이 실혼實魂이 들린 여귀厲鬼를 모르시오? 화용華容 십 리十里 장승 보고 그다지 놀래신단 말이오?
” 조조 그제야 겨우 정신을 차려, “내, 그러면 풍운건곤風雲乾坤 날 속일 리 없거늘, 요망妖妄한 장승놈이 날 속였단 말이냐?
(네 그놈 장승놈 잡아들여라. 좌우 군병 소리치고, “장승 잡아들였소.” 정욱시켜 분부하되,) 네 비록 목신木神으로 승상의 혼 경동驚動케 하였으니
군법으로 참하리라.” 호령하고 끌어낼 제, 조조 겁심怯心 풀랴하고 술이 취하여 조는 끝에, 비몽사몽간非夢似夢間에 장승 혼령이 현몽現夢을 하든 것이었다.

【중중머리】
“천지만물天地萬物 생겨날 제, 각색초목各色草木이 먼저 나, 유소씨有巢氏 식목실食木實 구목위소構木爲巢를 하여 있고,
헌원씨軒轅氏 작주거이제불통作舟車以濟不通을 하였으니 그 나무 편便타하며, 석상石上의 오동목梧桐木은 오현五絃의 거문고 되야,
 대순슬상大舜膝上 빗겨 안고 남풍가南風歌를 지어 내어, 서리렁 둥기둥 농현弄絃 소리 봉황鳳凰도 춤을 추니 이 아니 태평太平인가.
문왕지감당목文王之甘棠木은 비파성琵琶聲을 띠어 있고, 진황제秦皇帝 오후목五侯木과 시상촌柴桑村 오류목五柳木은 춘흥春興이 그지없다.
 고루거각高樓巨閣 동량목棟梁木은 용성화채龍成畵彩가 찬란, 반공에 솟아 있고, 사후영死後榮 관판목棺板木은 백골신체白骨身體를 안장하고,
신발실당身發室堂하올 적에 제율목諸栗木 신주神柱되어 사시절四時節을 사시옵고, 분향헌작焚香獻爵 독축讀祝할 제 그 소중所重 어떠하오?
목물팔자木物八字 좋건마는 이 내 일신一身이 괴이하여, 상중하품上中下品 벗어나고 하산작량下山作樑이 몇 해던가.
궁궐동량宮闕棟梁 못 될진대 차라리 다 떨치고 대광판大廣板이나 바랬드니, 무지한 초동樵童등이 무단無斷히 작벌斫伐하여,
가지 찢어 방천防川말과 동동이 끊어 내어 마판馬板, 구수, 작두바탕 소용所用대로 다한 후에, 남은 것은 목수를 빌어 어느 귀신 얼굴인지,
주먹코, 방울눈, 주토칠朱土漆, 타박수염, 팔자八字 없는 사모紗帽, 품대冠帶 장승이라고 이름하고,
행인行人 거래去來 대로상大路上에 엄연儼然히 세워두니, 입이 있어야 말을 하고, 손이 있어야 가르치며,
발이 있어야 두두둥 퉁퉁 도망하지. 불피풍우不避風雨 우뚝 서서 진퇴유곡進退維谷하는 나를 승상은 모르시고 그다지 놀래시오.
기군欺君 찬역簒逆 아닌 나를 구노拘撈 행형行刑하라시니, 목신木神에게 무삼 죄로 물구즉신物久則神 하라시오.
심량처분深量處分 하옵심을 천만축수千萬祝壽로 비옵니다.”

【아니리】
조조 깜짝 놀래, “장승 행형行刑 말라. 분간分揀 방송放送하라.” 조조가 장졸을 거나리고 일반 취객醉客 일호주一壺酒를 너두 먹고, 나도 먹고
대취大醉해 먹은 후에, 조조 주정酒酊하되, “네 여봐라, 이놈들. 이번 싸움이 세진勢盡하여 패군敗軍을 하였으나, 도무지 오한吳漢 양진兩陣
장수 근본根本인즉 또닥또닥 좀놈들이렷다. 유현덕劉玄德 한종실漢宗室 중산정왕中山靖王 후예後裔라고 거드럼 빼거니와,
양산 채마전菜痲田에서 돗자리나 짜고 짚신 삼아 생활하던 그런 궁반窮班이요, 관공이 기운 있는 체하고 사람은 잘 찌르거니와
하동河東 점한店漢이었다. 장비가 표독慓毒한 체하고 우직근하거니와, 제 탁군涿郡 제육猪肉장사놈이었다.
그런 나쁜 놈들에게 봉패逢敗 본 일을 생각하면은 참 기가 맥힐 노릇이다. 그놈 고리눈 좋다하고 결의結義 형제兄弟 하였겠지만,
본래 인심이 괴이하여 주먹이 단단히 세면 약간若干 힘만 믿고, 저보다 나이 실존장實尊長이나 되건마는,
여차如此허면 ‘조조야, 조조야.’ 부르니, 그놈의 소리를 들을 적마다 세욕世慾에 뜻이 없구나.”그때에 조조 정욱 시켜 남은 군사 점고點考를 할 제,

【중머리】
흩어진 군사 모아들 제, 살 맞어 팔 못 쓰고, 다리 절고, 눈 먼 놈과, 설움 겨워 우는 군사,
 “묻노라, 한국漢國 사람, 한신韓信, 팽월彭越 죽단 말가? 승상은 무삼 일로 보국충신報國忠臣 죽일쏜가?
” 어떠한 놈은 깨어진 퉁노구를 들어 메고 서서히 들어온다. 조조 보고, “남은 군사 무던하다. 어서 또 불러 들여라.
” 정욱이 영을 듣고 장대상將臺上에 높이 앉어 좌수左手에 홀기笏記 들고, 우수右手에 칼을 짚고 군중에 영令을 하되,
 “만일 점고 불참하면 군법으로 참하리라.” “안이명이!” “물고物故요!”

【아니리】
조조 앉았다가, “아차차차, 아까운 장수 죽었구나. 네 빨리 가서 안이명이를 살려 물러오너라.” 정욱이 여짜오되,
“승상 혼자 가시오.” “네 이놈아, 나 혼자 갔다가 싸개 맞아 죽게야?” “그러면 어찌 그리 정신없으신 소리를 하시오?”
“하도 아까워서 그런 말이로다. 또 불러라.” “천총千總에 허무적이!”

【중머리】
허무적이가 들어온다. 투구 벗어 손에 들고, 갑옷은 벗어서 둘러메고 한 팔, 한 다리를 절룩절룩 들어오며 통곡하여서 우는 말이,
“고향을 바라보니 구름만 담담淡淡허고, 가권家眷을 생각하니 슬픈 마음 측량測量없다. 아이구.” 통곡하며 “고향 산천을 가고지고.
 에이고, 에이고.” 울음 우니, 조조 듣고 호통하되, “천총千總의 도리道理로서 오연불배傲然不拜 괘씸하니, 네 이놈 목을 베라.
” 허무적이 여짜오되, “적벽강 급한 불에 화전火箭을 피하옵다, 뜻밖에 살 한 개가 수루루루루루루루 펄펄 떠들어오더니,
팔마저 부러지고 다리조차 창에 찔려, 전혀 군례軍禮할 수 없소. 어서 목 베 주옵시면 혼비魂飛 고향 둥둥 떠서, 그립던 부모와
애지중지愛之重之 처자妻子 권솔眷率 얼굴이나 보려하오. 어서 급히 죽여주오!”

【아니리】
조조 듣고 민망憫惘하여, “우지 마라. 우지 마라. 네 부모가 내 부모요, 내 권솔이 네 권솔이라. 설워 말고 게 있다가
근근도생僅僅圖生 같이 가자. 또 불러라.” “일기총一旗摠 허풍쇠!”

【진양조 】
눈 우두고 들어온다. “아이고, 아이고, 내 눈이야. 눈이 이리 멀었으니 이 일을 장차 어이하며,
고향 산천을 가더라도 그립던 처자를 내 어이 보더란 말이냐? 아이고, 이 일을 어쩌를 헐거나.” 엉엉 울고 들어온다.

(중중머리)
골내종이가 들어온다. 안팎낙포 꼽사등이 다리조차 절룩절룩, 눈시울은 자빠지고,
입안이 홀렁 삐뜨려져 곰배팔 휘저그리며 모양模樣이 없이 들어온다.

【아니리】
조조 보고 대소하며, “  저놈 어디서 낮잠 자다 산벼락을 맞은 놈이 아니냐?
여봐라, 저것을 군중에 두었다가는 장차 후환後患이 될 듯하다. 우리 멀리 달아나면 저놈은 뒤에 처져,
우리 간 뒤만 꼭꼭 일러줄 터이니, 저놈을 잘 씻어서 외국 붓지 말고 푹신 삶아 한 그릇씩 먹고 가자.”

【창조】
골내종이 이 말을 듣고 눈이 찢어지게 승상을 바라보더니,

(아니리)
“승상님 눈구멍을 보니 인장식人醬食 많이 하겠소.” 조조 듣고 화를 내여, “이놈 몰아내라” “우기병右旗兵 전동다리!”

【중중머리】
전동다리가 들어온다. 전동다리가 들어온다. 부러진 창대를 둘러메고 세발걸이 쭝띠를 넘어, 몸을 날려 껑충껑충 와락 뛰어 달려들며, “예!”

【아니리】
조조 보고 깜짝 놀래 “야, 이게 장비네 군사가 아니냐?”


【창조】
“승상님의 군사도 모르시고 이 몸을 장비의 군사로 보시옵니까?”

【아니리】
“이놈 너는 별別로 성하니 말이다.” “승상 말씀 무던하오. 성하거든 회쳐 잡수시오.” “이놈 이게 웬 말이냐?”
 “승상 말씀이 이르기를 병든 놈은 국 끓여 먹고, 성한 놈은 회쳐 먹어야 옳지 않겠소?”
 “아따, 이놈아. 이 아까운 군사들이 눈 빠진 놈, 박 터진 놈,  , 너 홀로 성하기에 기특奇特하야 물었도다.
” 이렇듯 말을 할 제, 또 한 군사 나 앉으며,

【중중머리】
“우리 집을 돌아가면, 우리 집을 돌아가면 그립던 마누라 내달으며, ‘반갑소. 반갑소.
천리전장千里戰場 갔던 낭군 살아오니 반가워.’ 좌수左手로 목을 안고, 우수右手로 반길 제
바늘 한 쌈을 정표情表로 주어, 서로 안고 흥겨웁게 거드렁거리고 놀아보자.”

【아니리】
“또 불러라!”

【창조】
이리 한참 군사를 부를 적에, 또 한 군사 내달으며,

【진양조】
“허허, 이를 어찌허리. 고향 생각 어이 하리. 생사가 조석朝夕이로구나. 만일 객사客死를 하게 되면,
칠십당년七十當年 우리 모친 조적장화를 뉘가 전하여, 선영先塋봉사奉祀를 어이 하리. 아이고, 아이고, 내일이야.
그립던 고향 산천 가고지고. 가고지고.”

【아니리】
점고를 하여보니 불과 백여百餘 명名 남은 군사들이 들어오는디,

【중머리】
창 잃은 놈, 칼 잃은 놈, 기는 놈, 지쳐서 쓰러진 놈, 길 갈손 바이없어 뭉기적뭉기적 들어온다. 조조 보고 호통하되,
 “사생死生이 유명有命커든 너희 어찌 우느냐? 만일 다시 우는 자는 군법으로 참하리라.” 패군敗軍을 거느리고
한 곳을 다다라 또 한 번 웃어놓으니, 정욱이 대경大驚하여, “우리 모두 큰일 났구나. 이 일을 장차 어이하리!
수진중水陳中 소벽笑癖이에 팔십만병八十萬兵 몰살허고, 또 한 번 소벽이에 남은 군사 다 죽이고, 병甁목같은 심산중深山中에
소벽이가 또 왔으니 이를 장차 어찌를 할거나. 아이고. 우우.” 울음을 우니, 이를 장차 어이하리. 웃음소리 귀찮구나.

【아니리】
“내 웃는 배 다름이 아니라, 사람마다 이르기를 주유, 공명, 지족智足하다 이르되, 무능지배無能之輩로다. 만일 이곳에 복병伏兵하면 조조 아니라 메조라도 내 어이 살아가리.” 말이 맟지 못하여 화용華容, 상상봉上上峰에서 방포放砲 일성一聲이 ‘쿵’. 정욱이 혼魂이 없어 승상 웃음 염려念慮터니, “웃음 끝에 급한 복병 병발竝發이오.” 조조 이 말 듣고 대답하되, “산 넘어 구름 밖에 포수砲手의 총소리라.” 또 한 번 ‘쿵’. “이 소리는 어떠하오?” “이런 깊은 산에 포수 혼자 다닐쏘냐? 월포에 마주 앉어 응포應砲하는 소리로다.” 북소리, ‘두리둥’. “이건 무슨 소리요?” “허허, 겁도 너는 많기도 하다. 차산중此山中에 큰 절 있어 사시공양巳時供養 북소리라.” 말이 맟지 못하여.

【자진머리】
천연天然히 방색防塞타가, 좌편左便에서 쿵, 우편右便에서 쿵, 안산案山에서 쿵, 후면後面에서 쿵!
사면四面 산봉우리 조기皁旗가 주렁주렁, 마병馬兵 보졸步卒 기치旗幟 창검槍劍이 구름같이 몰아온다.
퉁쾡 저르르르르르르. 청도기淸道旗를 벌였는데 청문靑門 한 쌍, 홍문紅門 한 쌍雙, 주작朱雀, 남문 강남석이, 홍초紅招, 남문藍門 한 쌍,
청룡靑龍, 동남각東南角, 서남각西南角, 남초藍招, 황문黃門 한 쌍, 주지 한쌍, 황초黃招, 백호白虎 한 쌍,
백초白招, 동북각東北角, 서북각西北角, 흑초黑招, 홍신紅神, 백초, 현무玄武, 동북각, 백신白神, 황신黃神,
청신靑神, 홍신紅神, 표미豹尾, 금고金鼓 한 쌍, 호초號招한 쌍, 나鑼 한 쌍, 적笛한 쌍, 나발喇叭 한 쌍, 바라哱囉 한 쌍,
새납 두 쌍, 고鼓 두 쌍, 후치두 쌍, 영기令旗 두 쌍, 중사명中司命, (좌관이左貫耳며 우영전右令箭, 집사執事 한 쌍,
기패관旗牌官 두 쌍, 군뢰직렬軍牢直列 두 쌍, 좌마座馬, 독纛이며, 난후攔後, 친병親兵, 교사敎師, 당보塘報) 각各 두 쌍으로
좌르르르 벌인 거동擧動, 기치창검旗幟槍劍은 일월日月을 희롱戲弄하고, 뇌고雷鼓 함성喊聲은 천지天地를 뒤덮는 듯.
정욱이 혼미중昏迷中에 기색旗色을 바라보니 사명기司命旗를 벌였는데, 한종실漢宗室 유황숙劉皇叔 둘째 아우
대원수大元帥 관공關公 삼공三公 삼군三軍 대병大兵이라 뚜렷이 새겼으되, 늠름凜凜하다. 주안봉목朱顔鳳目,
삼각수三角鬚, 황금黃金 갑옷, 청룡도靑龍刀에 길을 끊어, “이놈, 조조야!” 호통하니, 조조 정신 혼미하야,
 “정욱아, 전후前後 검광劍光이 서리 같고, 좌우복병左右伏兵이 범 같으니, 오는 장수 게 누구냐?” 제장이 여짜오되,
 “기색은 홍색紅色이요, 풍신風神이 인후仁厚하니 관공關公일시가 적실的實하오” 조조 이 말 듣고, “관공이면 더욱 욕퇴무처欲退無處요,
욕탈무계欲脫無計라. 너 죽기로 대적對敵이나 하여 보아라.”

【창조】
제장이 울며 여짜오되, “관공 높은 재조 호통소리 한 번 하면 기는 짐생 갈 길 없고, 검광이 번듯하면 나는 새도 떨어지니,
적수단검赤手單劍으로 오관참장五關斬將하던 수단手段 인마기진人馬氣盡하였으니 어찌 당적當敵 하오리까?
전일 승상 은혜 관공에게 있사오니, 극진極盡히 빌어나 보옵소서.” 조조 하릴없이 빌 차次로 들어갈 제,

【중머리】
투구 벗어 땅에 놓고, 갑옷은 벗어 말에 얹고, 창검槍劍을 빼어서 땅에다 지르고, 대하머리, 고초상투,
가는 목을 움츠리며, 간교한 웃음으로 읍揖하고 복배伏拜하며, “장군 본 지 오래드니 별래무양別來無恙 하시니까?
” 관공이 호통을 하되, “네 이놈, 칼 받아라!” 조조 정신 바이없어, “아이고, 장군님, 장군님. 한 번만 통촉洞燭을 하옵소서.
탁명한사濁名寒士 조맹덕曹孟德은 천자의 명을 받아 관군官軍을 거느리고, 분분천하紛紛天下 봉기지장蜂起諸將
낱낱이 항복을 받어 충공忠功을 이루고, 장졸將卒 쉴 날 바이없어 주야장전晝夜長戰하옵드니, 오적吳賊의 패敗를 만나
대군大軍을 몰살하고, 초수오산楚水吳山 험한 길로 갈 길이 없었으니, 갈 길이 없었으니 살려 돌려보내심을 천만축수千萬祝手로 비옵니다
.” 관공이 인후仁厚하신 양반이라 호의好意로 답하시되. “내 일전 그곳에 이르러 비록 후은厚恩 입었으나, 오吳나라 대적시對敵時에
조그마한 사私로써 어찌 전공戰功을 피할쏘냐?” 조조 다시 울며 여짜오되, “아이고, 장군님. 아이구, 장군님. 장군님. 다시금 통촉을 하옵소서.
 옛일을 모르시오? 절흉絶凶같은 흉노匈奴로되 백등칠일지위白登七日之圍하여 한고조漢高祖를 살리시고, 지백지신智伯之臣 예양豫讓이도
조양자趙襄子를 살해코저 변형變形으로 협비수挾匕首하고 궁중도측宮中塗廁 하였으나, 조양자 어진 마음 의인義人이라 이르시고
오근피지吾謹避之하였으니, 장군 선심善心 깊은 정이 소장小將을 살리옵고 삼가이 피하소서” 장군이 대노大怒하되, “네 말이 간사奸邪하구나.
 예양은 의인이요, 한고조는 천중대인天中大人이라 일편一便 그러하거니와, 또 네 죄를 생각하면 시각時刻에 너를 죽일 터이로되,
전일 면분面分을 생각하야 문답問答은 하거니와, 네 죄를 들어 보아라. 네 누세한록지신累世漢祿之臣으로 능상겁하凌上劫下 불륜不倫함과
일통천하一統天下 삼분三分함도 너로 하여 정립鼎立을 하고, 기린각충의인麒麟閣忠義人도 너로 하여 망신을 하니, 너를 죽여 네 고기 뉘 아니 먹자 하느냐?
잔말 말고 쉬 죽어라!” 조조 울며 하는 말이, “장군님 덕행德行으로 전사前事를 잊으셨소? 황건적黃巾賊 패敗를 만나 도원형제桃原兄弟 분산分散하고
거주居住를 모르실 제, 소장小將의 나라로 모셔 들여 미부인糜夫人, 감부인甘夫人을 별궁別宮 지어 드리옵고, 조석朝夕에 출반出飯 진지 정성으로 봉행奉行하오며, 장군전將軍前에 위로기심慰勞其心 삼일三日 소연小宴, 오일五日 대연大宴, 시시時時로 문안등대問安等待 일분一分 변變치 아니허니, 나의 도리 어떠하오? 그 일을 생각하여 살려주오. 살려주오. 제발 덕분 살려주오.” 관공의 어지신 마음 또 꾸짖어 말을 허되, “그 시時에 불운不運하므로 너희 나라 갔을 적에 하북대장河北大將, 안량顔良, 문추文醜 기용其勇이 상범相犯키로 네 나라 수다數多 명장名將 모도 다 죽거늘, 내라서 자청自請하고 후은厚恩을 생각하야 단검필마短劍匹馬로 전장 나갈 적에, 네가 손수 술을 부어 내게다 올리거늘, 공功이 없이 그 술 먹기가 체면體面이 당當치 않기로, 잔을 잠시 머무르고 날랜 장수 안량, 문추를 일합一合에 베어 들고 너의 진을 돌아오니, 네가 그저 술을 들고 나 오기를 기다릴 적 술이 식지 아니하여, 적장敵將 혼겁중魂怯中에 백마위진白馬圍陣 물리치고, 역산도 천리 땅을 일전一戰에 다 빼앗아서 네 안책案冊에 기록하니 그 은혜 갚은지라. 내 일이 총급悤急하니 목 늘여 칼 받아라.”
아니리
조조 깜짝 놀라 목을 쭉 움치니, 관공이 허허 웃으시며, “이놈! 쪽박을 쓰고 벼락을 피할망정 내 칼을 어이 피할쏘냐?”

【창조】
조조 이 말 듣고, “초행노숙草行露宿하옵다가 초풍招風할까 조급躁急하니, 관공은 가까이 서지 마옵소서.”


【아니리】
“네 나와 유정有情타 하면서 어찌 가까이 못 서게 하느뇨?”

【창조】
“장군님은 유정하오나 청룡도는 무정지물無情之物이라, 고의故誼를 벨까 염려로소이다.”

【아니리】
“영풍英風하신 관공님은 대의大義로 살려주옵소서.”

【중머리】
“천하득실天下得失 재천在天이요, 조조 생사生死는 재장군在將軍이오니 별반통촉別般洞燭을 하옵소서.
쓰신 투구, 입으신 갑옷, 청룡도, 타신 말을 소장小將이 드리옵고, 그 칼로 소장이 죽기는 그 아니 원통하오?
제발 덕분 살려주오.” 관공이 인자하신 양반이라 호의好意로 대답하되, “내가 너를 잡으려고 각별히 택정擇定할 제,
내라서 자청하고 만일 성공 못하면은 의율당참依律當斬하올 줄로 군령장軍令狀 다짐하였으니, 너 놓고 나 죽기는 그 아니 절박切迫하느냐?”
조조 복지주왈伏地奏曰, “아이구, 장군님. 장군님! 유현주劉賢主와 공명선생 장군님을 믿삽기를 오른팔로 믿삽는데,
초개草芥같은 이 몸 조조를 아니 잡어 바치기로 의율시행依律施行 하오리까? 장군님은 그를 아시어 춘추春秋를 살피실 제,
옛날에 유공지사庾公之斯 자탁유자子濯孺子 두 사람을 생각 하시고 생각하여 제발 덕분 살려주오.” 수다數多 장졸將卒이 꿇어 앉어,
 “장군님 덕행으로 우리 승상 살려주시오면, 여산如山 여해如海 깊은 은덕 천추만세千秋萬歲를 하오리다.” 수다 장졸이 꿇어 앉아 살려 달라고 비는구나.

【아니리】
관공의 어지신 마음 조조를 쾌快히 놓아 주시고, “전군全軍은 하산하라.” 회마回馬하야 돌아와 공명에게 복지주왈伏地奏曰, “용렬庸劣한 관모關某는 조조를 놓았으니 의율시행依律施行하옵소서” 공명이 내려와 손을 잡고 대답하되, “조조는 죽일 사람이 아닌 고故로 장군을 보낸 것이니 그리 아시오.” 그 뒤야 뉘가 알리? 세인世人이 노래하되,

【엇중머리】
제갈량은 칠종칠금七縱七擒하고, 연인燕人 장익덕은 의석엄안義釋嚴顔하고, 관공關公은 화용도華容道 좁은 길에 조맹덕曹孟德을 살렸단 말가? 천고千古에 늠름한 대장부大丈夫는 한수정후漢壽亭侯 관공이라. 그 뒤야 뉘 알리오? 어질 더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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