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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방울 바디 청강 정철호의 (수궁가) 완창 4집

관리자 0 2,399 2018.06.20 19:00
국가무형문화재 정철호 수궁가

( 수궁가 )
    창: 정철호
고수: 송원조

 (아니리)
용왕이 화를 내어 “왜 이리 잔말이 심헌고? 빨리 퇴공을 모시고 세상을 나가도록 하여라.”

(창조)
그때여 별주부는 하릴없이 퇴공을 업고 세상으로  나갈적에

(아니리)
“너 이놈 토끼야. 이놈아 가기는 가도 속은 다 있을 것이다. 이놈아.”
하릴없이 세상을 나가는디 경개가 장히 좋든가 보드라

(진양조)
가자 가자 어서가자 이수를 지내여 백로주를 어서가자 고국산천을 바라보니
청천외 멀어있고 일락장사 추색원하니 부지하처 조상군고 한곳을 다다르니
 한 군사 서 있으되 푸른 옷입고 검은 관을 쓰고 문 왈 “퇴공은 하이지차요.
” 토끼가 듣고 대답을 허되 “회족 청산허니 관불제관이라. 탁족불입허니 유매 평생이라.”
한곳을 당도허니 돛대치는 저사공은 월범려 아니런가 함외장강 공자류는 등왕각이 여기로구나.

(중중머리)
백마주를 바삐 지내여 적벽강을 당도허니 소자첨 범주유로다 동산에 달 떠오네
두우간에 배회허고 백로횡강을 함께 가 소지노화 월일선 추강어부가 빈 배 기경선자 간 연후
공추월지단단이라. 자래등에다 저 반달을 싣고 우리고향을 어서가 환산농명월 원해근산이 좋을시구
위수로 돌아드니 어조하든 강태공은 귀주로 돌아들고 은린옥척 뿐이라 벽해수변을 당도허여
깡장 뛰어내리며 모르는 체로 가는구나 

(아니리)
그때여 별주부 “여보시오 퇴공 그렇게 가지만 말고 수국에서 약속했던 간 쬐끔만 떼어주고 가시오”
간든 토끼 딱 돌아서며 욕을 한바탕 퍼붓고 가는디

(빠른 중머리)
“에끼 시러베 발기를 갈 녀석 뱃속에 달린 간을 어쩌 내고 들인단 말이냐. 미련허드라. 미련허드라.
너그 용왕이 미련허드라. 너그 용왕 실겁기 날 같고 내 미련키 너그 용왕 같거드면 영락없이 죽을 것을.
내 밑궁기 셋이 아니거던 내 목숨이 어이 살아날거나. 내 돌아간다. 내가 돌아간다. 백운청산으로 내 돌아간다.”

(아니리)
토끼가 이러고 가다가 별주부를 탁 돌아다 보며 “너 이놈 별주부야. 너 죄상을 생각허면 죽일터이로되
너의 충성이 지극허니 내가 너의 용왕 먹을 약을  일러줄 터이니. 다른 약이 아니라 너그 수궁에 들어 가니
암자라 예쁜 놈 많드구나. 그 암자라를 하루에 일천오백마리씩 잡어서 석달 열흘만 먹이고 복쟁이 쓸개를 천석을 만들어
양일간에 다 퍼먹여 버려라 그러면 죽던지 살던지 끝이 날 것이다. 이 시러베 아들놈아. 잘가거라.”나는간다.

(창조)
그때여 별주부 하릴없이 수궁을 들어가는디

(아니리)
토끼는 살아왔다고 이리뛰고 저리뛰고 귀를 탈탈탈탈 털고 생방정을 떨다가
비들기 잡으려고 그물 쳐 놓은데 가 뒷발이 딱 걸려 또 죽게 되었든가 보드라.

(창조)
아이고 나 또 죽네 “아이고 이일을 어쩔거나. 차라리 이리 허망히 죽을줄 알았으면
수궁에서나 죽어서면 정초 한식 단오 추석 명절이나 잘 받아먹고 목비라도 세워 줄 것을 이제는 하릴없이 죽게가 되었구나.”

(아니리)
이리 한참 울고 있을 적에 쉬파리떼가 횅하고 날아왔것다.
또끼가 어찌 반가웠든지 “아이고 쉬낭촌 사촌님네들 어디갔다 이제 오시오?”
“오, 너 이놈 그물에 걸려 속절없이 죽게 되았구나.”
“죽고 살기는 내 재주에 매였으려니와 내 몸에다가 쉬나 좀 담뿍 실어주고 날아가 주시오.”
“니가 꾀를 부릴 모양이로구나 그러나 사람의 손을 니가 당할 수가 있느냐?”
“그 사람의 손이 어떻게 생긴것이요?” “너 이놈 사람의 손의내력을 일러줄 테니  자세히 들어보아라.”

(자진머리)
사람의 내력을 들어라 사람의 내력을 들어라 사람의 손이라 허는 것은
엎어놓면 하날이요 됫새 놓면 땅인디
요리조리 금이 있기는 일월 다니는 길이요
엄지 장가락이 두마디기는 천지인 삼재요
지가락이 장가락만 못하기는 정월 이월 삼월 장가락이
그 중에 길기는 사월 오월 유월이요 무명지 가락이 잔가락만 못하기는
칠월 팔월 구월이라. 소지가 쩌룹고 쩌룹기는 시월 동지 섣달인디
자오묘유가 여가있고 건감간진 손이곤테 선천팔괘가 여가있고
불도로 두고 일러도 감중년 간상년 여가있고 육도기문이 대장경 천지가 모도 일장중이니
니 아무리 꾀를 낸들 사람의 손을 못당허리라 두말 말고 너죽어라.

(아니리)
아이고 쉬 낭청 사촌님네들 “죽기 살기는 네 재주에 매였은게 내 몸에다 쉬나 담뿍 좀 실어주고 가시오
” 그때여 쉬파리떼가 “후-후하니 달려들어  토끼 등걸에다가 쉬를 담뿍 실어놓고 날아가 버린후에
그때여 토끼란놈 무지간에 쉬 한짐 짊어지고 죽은 듯이 있을적에 마침 초동목구 아이들이 낫 가래  짊어지고
메나리를 하고 올라오는디 이런 가관이 없던 것이었다.

(중머리)
어이가리너 어이가리너 어리가리넘자 너화로다. 하나님이 사람을 내실제 별로 구별이 없건 만는
우리놈의 팔자는 무슨 여러 팔자로서 날 곧 새면은 지개 갈퀴를 짊어지고 심산궁곡이 웬일인가
여보아라 친구들아 너는 저 골을 베고 나는 이 골을 베여 부러진 잡목 떨어진 낙엽을 긁고 베고 몽뚱그리어
힘껏대로 지고가서 위부모 처자식을 극진공대를 허여보세 어이가리 넘자 어화로다. 어이가리 넘자 어화로다.

(아니리)
이러고 올라가다가 본께 토끼가 걸렸겄다
“야들아 저기 토끼 걸렸다. 불피워라 바싹 구워 먹고 가자” 한놈이 달려들어 토끼 뒤를뽑아 들고보니 쉬를 담뿍실어놓았것다.
 “아니 이놈이 걸린지가 오래됐는지 쉬를 담뿍 실어 놓았다.” 한놈이 썩 나서며 “냄새를 맡아봐서 썩었으면 내버려라”
이놈이 냄새를 맡되 대굴박만 맡아봤으면 잘 구워 먹고 올라갈텐디 하필이면 퇴끼 똥구멍에다 코를 대고 맡아놓은니
꾀많은 토끼가 도토리 방귀를 한 서너방 사르르르 뀌어 노니 아들아 이것 구랭이 썩은 냄새가 난다. 야 그러면 그것 내던져 버려라
 “휙” 집어던져 놓으니 토끼 저 건너 바위에 우뚝 서서 “헤헤 이 시러배 아들놈아 내가 그 보다 더한 수궁용왕도 속이고 나왔느는디
니까짓 놈들한테 잡힐성 싶으냐?” 이놈이 또 한번 살아났다고 신명을 내여 놀아보는디.

(중중머리)
관대장자 한고조 국량 많기가 날만허며 운주결승 장자방이 의사 많기가 날만허며
난세간웅 조맹덕이가 꾀 많기가 날만허며 신출귀몰 제갈량이 조화 많기가 날만허며
무릉도원 신선이라도 한가 허기가 날만허며 예 듣든 청산두견 자주운다
각새소리 타향수궁 갔던 벗님 고국산천이 반가워라 기산광야 너른천지 금잔디 좌르르 깔린디
이리뛰고 저리뛰고 깡짱깡짱 뛰어 노닐며 얼씨구나 절씨구야 고국산천이 반가워라

(아니리)
이러고 뛰고 노는디 어데서 윙 한 소리가 나드니 독수리란 놈이 토끼 대굴이를 후다뚝딱
 “아이고 장군님 어데 갔다 인자 오십니까?”
“오 내가 시장해서 둥둥 떠다니다가 니가 보이길래 너를 잡아 먹을라고 내려왔다.”
“아이고 장군님 어디서부터 잡수실라우.” “무엇 말할 것 있느냐?
어두 진미라니 대굴박에서부터 지근지근  먹어 돌릴란다.”

(창조)
“아이구 장군님 나죽기는 설찮으나 내 기맥힌 설움이나 좀 들어보시오”

(중머리)
“아이고 아이고 어쩔거나 아이고 이일을 어쩔거나 수궁 천리 먼 먼길을 겨우겨우 내려온 것을
무주공산에다 던져두고 임자 없이 죽게 되니 이 아니 원통하오 이 아니 원통하오.”

(아니리)
“야 이놈 토끼야” “예”
“너 무슨 딱한 사정이 있는 모양이로구나”
“예 그것이요 요번에요 저가 수궁에를 들어갔서라우”“뭣이 어쩌?
니가 수궁을 들어갔어야?” “예 수궁을 들어갔드니요  수궁 용왕께서 의사 줌치란 것을 저를 줍디다.”
“거 의사 줌치라는 것이 뭣하는것이냐?”
“글세 그것이 참말로 요상스럽게 생겼단 말이애요. 딱 요렇게 펴놓고 보면 구멍이 두서너군데 뚫려있는디
한궁기를 딱 퉁기면서 썩은 돼지창자 나오너라 하면 썩은 개창사 돼지창사 하루에 수천 발이 나오고요
또 한 궁기를 딱 퉁기면서 병아리 새끼 나오너라 하면 병아리 새끼가 하루에 일천오백마리가 꾸역꾸역 나오고요
그 좋은 보물을 임자 찾아 못 전하고 저 무주 공산에다 두고 죽게 되었으니 그 아니 딱한 일이 아니요” “야 이놈 토끼야 ”  “예”
“내가 너를 살려 줄테니 그거 날 줄래?”
“아이고 목숨만 살려주신다면 드리고 말고라오”“그러면 그게 어디가서 있느냐?” “예”
“저기 저 석산 바위 틈에 가서 있소 저것 좀 보시오. 까마귀 와 까치 때들이 그 냄새를 맡고 저리 시방 야단났소.”
 “그럼 가자” 이놈이 토끼 대글박을 좋은 소주병 잡듯 옆에 탁 끼고 훨훨 날아가서 석산 바위 앞에서 내려놓고 “여기냐?” “예”
“너 이놈 토끼야. 내가 시장해 죽겠다 안에 들어가서 잔꾀 부리지 말고 얼른 가지고 나와” “아이고 장군님 나를 그렇게 못 믿것소?
나를 그렇게 못 믿겠거든 내 발목을 딱 잡고요 계시다가 내가 쪼끔만 놔 달라할 때 놔주시면되오” “그럼 그러자”
이 토끼란 놈이 본래 꾀가 많은 놈이라. 바위틈에가 앞발을 딱 버티고 “장군님 발이 닿을만 하오. 조금만 놔 주시오”
“그럼 그러자” “장군님 조금만 더 놔주시오” 조금만 조금만 조금만 하다가 뒷발을 탁 차고 안으로 쏙 들어가 느닷없이 시조 반장을 부르것다.

(시조) 
세월이 여루하여

(아니리)
“너 이놈 토끼야 시장해 죽겠다는데 안에 쏙 들어가드니 한가한 체하고 시조 부르고 자빠져 있어?
 이 나쁜 놈아 얼른 의사줌치 안가지고 나와?”
“너 이놈 독수라~ 내 뒷발질 나가면 너 해골바가지 부셔질텐께 빨리 날아 가거라” “너 이놈 너 여기 다시 안나올래?”
“너 이놈아 내가 인자 노로에 문밖 출입 할 수 없고 집안에 들어 앉아서 손자나 봐주고 자봉이나 즐길란다.”
“너 이놈 “독수라 이것이 바로 의사 줌치가 아니더냐”

(엇중머리)
독수리 그제야 돌린 줄 알고 훨훨 날아가고 별주부 정성으로 대왕병도 직차허고 토끼는 그 산중에서 완연히 늙더라 그 뒤야 뉘 알소냐 어질 더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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