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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국립무형유산원제작.무형문화재 전승자 콘텐츠 보존 영상 기록물 임방울류 정철호제 <수궁가>· 완창, 녹음

관리자 0 1,687 2018.06.03 01:15
* 2014년 9월 무형문화재 전승자 콘텐츠 보존 영상 기록물 제작
  임방울류  정철호제 <수궁가>· 완창, 녹음
* 제작 : 국립무형유산원

소리: 정철호 _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고법 보유자
고수: 박정철 _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고법 전수조교

(아니리)
빌기를 다 한 후에

(중중머리)
한 곳을 바라보니 묘한 짐생이 앉었네. 두 귀는 쫑긋. 눈은 도리도리, 허리는 늘씬. 꽁댕이 묘똥 좌편은 청산이요 우편은 녹수로다. 녹수청산에 애굽은 장송 휘늘어진 양류 속 들랑날랑 오락가락 앙금 주춤 기는 토끼 산중퇴 월중퇴 자라가 보고서 괴이 여겨 화상을 보고 토끼를 보니 분명한 토끼로다 토끼를 보고서 반기여겨 저기 섰는 게 퇴생원 아니오, 토끼가 듣고서 좋아라고 깡짱 뛰여 나오면서 거 누가 날 찾어 날 찾을 이가 없건마는 거 뉘기가 날 찾나 기산 영수 소부허유 피서 가자고 날 찾나 백화심처 일승귀 춘풍석교 화림중 성진화상이 날 찾나 완월장취 강남태백 기경삼천 험한 길 함께 가자고 날 찾나 청산귀주 백록탄 영동빈이 날 찾어 건너산 과부토끼가 연분을 맺자고 날 찾어 요리로 깡짱 저리로 깡짱 짜웃등 거리고 내려온다.

(아니리)
이러고 내려오다가 별주부하고 탁 들이 받었겄다.
아이고 코야, 아이고 이마야 여보시오 초면에 남의 이마를 이렇게 들이 받으시오 ?
피차 일반이요 우리 그러지 말고 통성명이나 합시다. 그럽시다. 께서는 뉘라 하시오? 오 예 나는 수국 전옥주부 공신 사대손 별주부 자라라고 그러하오 께서는 뉘라 그러시오? 예,나는 세상에서 음양순사시 하든 예부상서 월퇴려니 도약주 대취 하여 장생약 그릇지어 적하중산하야 명색이 나보고 세상에서 사람들이 퇴선생이라 부르지요, 별주부 듣고 함소 왈. 퇴선생 높은 이름 들은지 오래려니 오늘날 상봉키는 하상견지 만만무고 불칙이로소이다. 아닌 게 아니라 참말로 잘났소. 잘났어. 진세에서 몰라서 그렇지 우리 수궁을 들어가면 훈련 대장을 꼭 하시겄소. 미인 미색을 밤낮으로 동거동락을 헐것이니 그 아니 좋소. 그런디 세상에서 무슨 재미로 지내시오?
예, 나 지내는 재미야 무쌍이지요마는 나 지내는 흥미나 좀 들어보실라요.?

(중머리)
인적없는 녹수청산 일모황혼 저문날에 월출동령에 잠을 깨니 청림벽계 집을 삼고 값이 없는 산과목실 양식을 삼아서 감식 헐제 신여부운 일이 없어 명산 찾어 완경 할 제 여산동남 오로봉과 전국명산 만장봉과 봉래방장 영주 삼산이며 태산 숭산 형산 화산 만학천봉 구월섬곡 삼각계롱 금강산 아미산 수양산을 아니 본 곳 없이 모두돌고 영주 삼산이며 완완히 기여올라 흑운을 박차고 백운을 무릅쓰고 여산 낙조경과 위국의 일출봉을 안하에 삼열허니 등태산 소천하의 공부자의 대관인들 이여서 더하드란 말이냐. 밤이면은 야월구경 낮이되면 유산 헐 제 이따금 심심허면 적송자 안기생을 종아리 때려 놓니 강산의 풍경 흥미간에 지상신선이 나뿐인가.
 
(아니리)
별주부,듣고 아닌게 아니라 참말로 좋소 좋아. 발맵시도 오입장이로 생겼고 풍신 또한 그렇소. 허나 미간에 사망살기가 있어 세상에 있고보면 죽을 지경을 꼭 여덟 번 당하겄소.
어허 그 분 초면에 방정 맞은 소리 허는구만. 아니 내 모양세가 어찌 그렇게 생겼단 말씀이요? 내 이를테니 들어보시오.

(자진머리)
일개한퇴 그대신세 삼춘구추를 다 보내고 대한 엄동설한풍
만학에 눈 쌓이고 천봉에 바람이 불제 앵무 원앙이 끊어져 화초목실 없어질 제 어둑한 바위 밑에 고픈 배 틀어 잡고 발바닥만 활짝활짤 퍼진듯이 앉은거동 초회왕의 원혼이요 일월고초 북해상에 소중랑의 원혼이요. 거의주려 죽을토끼 삼동고생을 다지내고 벽도홍행 춘 이월에 주린 구복을 채우랴고 심산 구곡을 찾고찾어 이리저리 다니다 골골이 묻힌거목 봉봉이 섰는 게 매받은 응주로다. 목다래 채거들랑 결항치사가 대랑대랑 제수 고기가 될것이요,
청천에 떳는 건 토끼 대구리 덮치려고 우구리고 드는 것은 매 받은 응주로다, 모리꾼 사냥개 음산골로 기여올라 퍼긋퍼긋 뛰어 갈 제 토끼 놀래 호도득 호도득 추월자 네 보아라 해동청 보라매 짖두루미 빼죽새 공작이 망월 도리당사 저 꼬리 방울 떨쳐 쭉지 끼고 수루루루루루 그대귓전 양발로 덩그렇게 집어다가 꼬부랑한 주둥이로 양미간 골치 대목을 꽝꽝꽝. 어허 그 분 방정맞은 소리 말래도. 점점 더하는구만 그러면 뉘가 게 있간디요 산중으로 돌제 중동으로 돌며 송학의 숨은 포수 오는 토끼 놓을랴고 불대리는 도포수 풀감투 푸삼을 입고 상사바물에 왜물조총  화약 덥사실을 얼른넣어 반달같은 방아쇠 고추같은 불을얹어 한눈 찌그리고 반만 일어서서 가는 토끼 찡그려 보고 꾸루루루꽝, 어허 그 분 방정맞은 소리 말래도. 점점 더하는디 그러면 뉘가 게 있간디요 훤한  들로 내리지 들로 내리면 초동 목수 아이들이 몽댕이 들어메고 워리두둑 쫓는양 선술먹은 초군이요.
그대 간장 생각하며 백등칠일 곤궁 한태조 간장 적벽강상 하진중 조맹덕의 정신이라. 거의주려 죽을토끼 층암절벽 석간 틈으로 기운 없이 올라갈제 짜른 꽁지 샅에 끼고 이리 깡짱 저리 깡짱 깡짱접동 뛰 놀제 목궁기 쓴 내나고 밑궁기 조총노니 그 아니 팔란인가. 팔란세상 나는 싫어 조생모사 자네신세 한가하다고 뉘 있으며 무슨 정으로 유산.무슨 정으로 완월. 아까 안기생 적송자 종아리 때렸다는 그런 거짓부렁이를 뉘 앞에 서 내였습나.

(아니리)
여보시오 별주부, 아닌게 아니라 당신 참마로 관상 잘보시오. 내 팔자가 영낙없이 그 뽄으로 생겼소. 그런데 내 팔자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수국 흥미는 어떠시오? 우리 수국 흥미야. 좋지요 수국 흥미 받겨 듣고 가자면 마다할 수 없고 내가 업고 가자니 한 등짐 할 수도 없으니 애당초 듣지도 마시오.
여보시오. 내가 당신말 듣고 따라가면 쇠아들 놈이니께 어서 이르시오. 들어 봅시다. 그럼 내 이를테니 들어보시오.

(진양조)
우리 수국 별천지라. 천양지간의 해위최대허고 만물 지중의 신위 최령이라 무변대해에다 천여간 집을짓고 유리기둥 호박주초 주란화각이 반공에 솟아있다 우리용왕 즉위허사 만조 귀시허고 백성에게 안덕이라 앵무병 천일주와 천빈옥반 담은안주 불로초 불사약을 싫도록 먹은 후에 취홍이 도도할 제 적벽강 소자첨과 채석강 태백 흥미 이여서 더할소냐. 이 세상에 왜 있으리 채약허든 진시황과 구선허든 한무제도 이런 벼슬을 알았은들 이세상에 있을손가. 팔란 세상을 다버리고 퇴서방도 수궁을 가면 훨씬멋진 저 풍월의 좋은 벼슬을 헐것이요. 미인미색을 밤낮으로 다리고 만세 동락을 헐것이요.

(아니리)
어떻게 별주부가 말을 잘해 놓았던지 토끼가 싹 돌렸겄다.
하릴없이 수궁을 따라 들어가는디

(중머리)
자라는 앞에서 앙금앙금 토끼는 뒤에서 깡충 깡충 원로 수변을 내려갈 제 건너산 바위틈에 여우란 놈이 나앉으며 여봐라 토끼야 너 어데 가느냐?  나, 수궁간다. 수궁은 무엇하러 가느냐?????????나 별주부 따라 벼슬하러 간다.????????허허 자식 실없은 놈 불쌍다 저 퇴공아 녹녹한 너의 마음 말려 무엇 하랴마는 고인이 이르기를 퇴사호비라고 하였으니 너와 나와 이 산중에 암혈에 길들이고 임천에 같이 놀아 풍월로 벗을 삼고 비오고 안개 낀 날 발자취 서로 찾어 동서 상의 동기상통 일시 이별을 말자더니 저 지경이 웬일이냐  옛말을 못들었나. 칼 잘쓰는 위인형가 역수한풍 슬픈 소리 장사일거 제 못왔고 천추 원혼 초회왕도 진무관에 한번가면 다시 오지를 못하였구나. 가지마라 가지를 마라 수궁이라 허는디는 한번가면 다시는 못오느니라. 위방불입 난방 불길허니 수궁길을 가지마라.????

(아니리)
????여보시오 별주부. 우리 여우 사촌 아니였다면 큰일날 뻔 했소. 나는 정말 못가겄소.????별주부 기가 맥혀????올테면 오고 말테면 마시오마는  여우란 놈 심술을 알고 그러시오. 먹을 것이 있으면 저가 앞을 서고 죽을 때가 있으면 퇴선생을 앞을 세울 것이요. 더구다나 내일아침 김포수 날랜 총알 꾸르르르르꽝.????????어허 그 분 꽝 소리는 빼래도 그렇다고 안 갈 수도 없소? 그런디 여기서 수궁이 얼마나 되지오?????자라가 또다시 궤변을 내놓는디

(중머리)
????수국천리 머다마소. 맹자도 불원천리 양혜왕도 가보았고 위수어부 강태공도. 문왕따라 입주를 허고 한 개도창 촉도란의 황면장군 한신이도 소하따라 한중가서 대장단에 올랐으니 퇴서방도 나를 따라 우리 수국을 들어가면 좋은 벼슬 할것이니 염려말고 따라갑세. 그러면 갑세 강산을 바라보니 도용도용 떴난 배는 한가헌 초강어부 풍월실러 가는밴지 십리장강  벽파상의 왕래를 하든 거룻밴지 오호상 연월속에 범상국의 노든 밴지 동강의 칠리탄 엄자릉의 낚시밴지 양양창파 노니난디 쌍쌍백구만 허유떴네. 소소추풍 송안귀난 슬피우는 저 기럭아 니 어데로 행하느냐 소상으로 행하느냐 동정으로 가랴느냐. 가지말고 게 잠깐 머물러서 나의 한 말을 듣고가라 백운청산 놀든 토끼가 수궁천리 내가 돌아 왔드라고 우리 벗님 앵무전에 그 말 부디 전하여라. 잔말을 하고 내려올 제.                 
 
(아니리)
그날사 말고 풍일이 사나와 와르르르르 출렁출렁하니 토끼가 기가 맥혀????워따 메 저 물 좀 보소.
나 보고 저 물속에 들어가서 용왕 노릇을 하라고 해도 나는  못가겄소.????
이놈이 미운짓까지 하는디 따땃한 양지쪽을 가드니만 얼굴을  좋은 반찬 토막 되작거리듯 되작 되작 하고 앉었을 제 별주부가 기가 막혀 아니 저물이 뭐가 무섭 다고 그러시오 
별주부 물에서는 둥둥 두둥둥 떠노니 토끼 허는 말이????여보시오 별주부 좋은 수가 있소.”????아니” 무슨 수란 말이오?
내가 그 물에 들어서 발을 가지고 발목차면 가려니와 더 깊으면 못가겠소????워따 글랑 그러허시오.????이 놈이 좋은 꽤 낸 체라고 버드나무 가지를 딱 잡더니 뒷 발목을 막 담그려 헐 제 그때여 별주부는 물에서는 날랜 짐생이라. 편전살과 같이 우르르르르 달려 들어 토끼 발목을 꽉물고

(창조)
물속 으로 들어가니 토끼가 기가 맥혀????아이고 이놈아 이것 좀 놓아야. 나 숨막혀 죽겄다 .????

(아니리)
야 이놈아 아가리 벌리지 말라. 짠 물 입에 들어가면 벙어리가 되는 법이니라. 여보 퇴공 그러지 말고 내  등에 가만히 업져서 소상 팔경 구경이나 하고 가자꾸나.????

(진양조)
범피중류 둥덩실 떠나간다. 망망헌 창해이며 탕탕헌 물결이로구나. 백빈중 갈매기는 홍요안으로 날아들고 삼강의 기러기는 한수로 돌아든다.
요랑의 남은 소리 어적이 이언마는 곡종 인불견은 수봉만 푸르렀다.
애내성중 만고수는 날로 두고서 이름인가. 장사를 지내가니 가태부는 간 곳 없고 멱라수를 바라보니 굴삼여 어복충혼 무량도 한도든가 황학루를 당도허니 일모향관 하처시요 연파강상의 사인수는 최호의 유적인가.봉황대를 다다르니 삼산은 반락 청천외요 이수중분 백로주는 이태백이 놀든 데요.
심양강을 들어가니 백락천 일거후에 비파성도 끊어졌다. 적벽강을 그저가랴. 소동파 놀든풍월 의구하여 있다마는 조맹덕 일세지웅 이금의 안재재요. 월락오제 깊은밤에 고소성에다가 배를메고 한산사 쇠북소리는 객선에 댕댕 떨어진다.
진회수를 바라보니 격강의 상여들은 망국한을 모르고서 연롱한수 월롱사의 후정화만 부르렀다. 소상강을 들어가니 악양루 높은 곳에 호상에 높이 떴다. 동으로 바라보니 삼백척 부상까지 일륜홍이 어려있고 바다가 뒤집히면 어룡이 출렁허고 한곳을 당도하니 금계소리가 쨍그랑 쨍 들리거날 눈을 들어 살펴보니 흰 옥 현판에 황금대자로 남해수궁 수정문이라 둥두렷이 새겼으니 토끼가 보고서 좋아라고 헌다.

(아니리)
????아닌게 아니라 참말로 좋소 좋아. 그런디 어서 안에 들어가서 나 훈련 대장 좀 살게 빨리 좀 해주시오.????
????아따 글랑 염려마시오. 그런디 여그 가만히 앉어 계시다가 혹시 토끼 잡어 들여라 허거든 부디 놀래지 마시오.????아니 어찌 그렇단 말씀이요?????
????예, 세상 같고 보면 거 훈련대장 입시들라“ 허는 소린께 놀래지 말란 말이오. 나 안에 들어가서 훈련대장 타실 남여 가지고 나오리다.????
????그렇다니 시키는 대로 허지마는 그 법인즉 천하 말질 법이오. 내가 훈련대장 하게 되면 그 법은 착 뜯어 버릴라요.????
????아따 글랑 그러시오.????
그때여 별주부는 영덕전 너른 뜰에 공손히 복지하여 여짜오되????만리세상에 나갔든 별주부 현신이오.????용왕이 반기하사????수로만리를 무사히 다녀왔으며 토끼는 어쩌고 왔는고?????????예. 토끼를 생금하야 저 권문 밖에 대령 하였나이다.????????글랑은 빨리 잡어 들여라.????하고 영을 내려놓니

(자진머리)
좌우 나졸 금군 순령수 일시에 내달아 토끼를 에워살제 진황만리 장성쌓듯 산양 싸움에 마초싸듯 첩첩이 둘러싸고 토끼 겹쳐 잡는 모양 영문출사 도적 잡듯 토끼 두 귀를 꽉 잡드니????니가 이놈 토끼냐????? 토끼 기가 맥혀 벌렁 벌렁 떨며????아이고 나 토끼 아니요????????그러면 니가 무엇이냐
 “내가 개요.???? ????개 같으면 더욱 좋다. 삼복 다림에 너를 잡아 약개장도 좋거니와 너 간을 내여 오계탕 다려 먹고 너 껍질 벗겨내 잘잘 모아서 깔개 되면 어혈내종혈담에는 만병 회춘의 명약이라. 이 강아지 몰아가자.???? ????아이고 내가 개도 아니요????????그러면 니가 무엇이냐?????
????내가 송아지요.???? ????소 같으면 더욱 좋다 도탄에 너를 잡어 두피족 살찐 다리 양회간 천엽 콩팥 후박없이 노나 먹고 니 뿔 빼어 활도 매고 너 가죽은 벗겨내어 신도 짓고 북도 매고 똥오줌은 거름을 허니 버릴 것 없는지라. 이 송아지 몰아가자.???? 토끼가 생각을 허니????날도 뛰도 못허고 꼼짝 달싹없이 죽게가 되었구나.????
내가 소도 아니요”????그러면 니가 무엇이냐?????내가 망아지요
????말 같으면 더욱 좋다 선간목 후간족이라. 요단항장 천리마로 연왕도 오백금으로 죽을 뼈 사셨으니 너를 산 채 몰아다가 대왕전에 바쳤으면 천금상을 아니주랴. 들어라????우우 토끼를 결박하야 빨그란 주장대로 꾹꾹 찔러메니 토끼가 하릴없이 대랑대랑 매달려 아이고 이놈 별주부야.????????와야????????나 탄게 이거 무엇이냐?????
????오 그 우리 수국 남여라고 하는 것이다.????
????아이고 이 급살을 맞을녀러 남여를 두 번만 타거드면 옹두리 뼈도 안남겠다.????토끼를 결박하여 영덕전 넓은 뜰에 동댕이쳐 ????예 토끼 잡아들였소.????

(아니리)
토끼 잡혀와 사면을 살펴보니 강한지장과 천택지신이 좌우로 옹위하여 눈만 꿈쩍꿈쩍하고 앉었거늘 용왕이 반기허사 “너 토끼 들거라. 내 우연 병이들어 병이들어 물어본 즉 너 간이 으뜸이라 하기로 우리 수국 어진 신하를 보내어 너를 잡어 왔으니 죽노라 한을 마라.????
토끼가 생각을 허니????저놈한테 잡혀와 속절없이 꼭 죽게 되었구나.????한 꾀를 얼른 내어 제 배를 의심없이 척 내밀며????자 내 배를 따보시오.????용왕이 생각을 허기를????저놈이 배를 안떼일랴고 무수한 잔말이 심할텐테 저리 의심없이 척 배를 내민 것이 필시 무슨 곡절이 있구나.????????이놈아 할 말이 있거든 말이나 하려므나.????????아니요. 내가 말을 해도 곧이 듣지 않을 모양이니 두말 말고 어서 내 배를 따 보시오.???? ????이놈 기왕에 죽을 바에야 헐 말이나 있거던 허고 죽어라.????

(중머리)
????말을 허라니 허오리다 말을 허라니 허오리다 태산이 붕퇴 허여 오성이 음훙하여 시일갈상 노래소리 탐학헌 상주임군 성현의 뱃속에 칠궁기가 있다기로 비간의 배를 갈라 무고히 죽였으되 일곱궁기 없었으니 소퇴도 배를 갈라 간이 들었으 면 좋으려니와 만일 간이 없고 보면은 불쌍한 퇴명만 죽사오니 뉠다려 간을 달라 허며 어찌다시 구하리까 당장의 배를 따 보옵소서.????용왕이 듣고 화를 내여????너 말이 모두 다 당치 않는 말이로구나 의서에 이르기를 비수병즉 구불능식허고 신수병즉 이불능청 허고 담수병즉 이불능언하고 간수병즉 목불능신 이라 간이없고야 눈을 들어 만물을 보느냐????? 예????소퇴가 아뢰리다. 소퇴의 간인즉 월륜정기로 삼겼삽드니 보름이면 간을 내고 그믐이면 간을들이 나이다. 세상에 병객들이 소퇴만 어른허면. 간을 달라고 보채기로 간을 내여 파초잎에다 꼭꼭 싸서 칡노로 칭칭 동여 영주석상 계수나무 늘어진 상상봉에 끝끄터리다 달아놓고 도화유수 옥계변에 탁족하러 내려왔다 우연한 주부를 만나 수국 흥미가 좋다기로 왕경차로 왔나이다. 용왕이 듣고 화를 내여????이놈 너 말이 모두 다 당치 않은 말이로구나????사람이나 짐승이나 일신지 내장은 다를바가 없는디 니가 어찌 간을 내고 들이고 임의로 출입헌단 말이냐? 토끼가 당돌히 여짜오되????대왕은 지기일이요 미지기이로소이다. 복희씨는 어이허여 사신인수가 되었 으며.신롱씨 어쩐일로 인신우수가 되었으며 대왕의 옥체는  비늘이 번쩍번쩍 소퇴의 몸에는 털이 요리 송살송살 까마귀로 두고 일러도 오전 까마귀 쓸개 있고 오후까마귀 쓸개 없으니 인생만물 비금주수가 한가지라 뻑뻑 우기니 답답지 안니 허오리까.???? 용왕이 돌리느라 ????그러허면 니 간을 내고 들이고 임의로 출입하는 표가 있는냐?????????예 있지요????????어디보자????????자 보시오????
빨그란 궁기가 셋이 늘어 있어되????저 궁기가 모두 다 어쩐 내력이냐?????????예 내력을 아뢰리다. 한 궁기로는 대변을 보고 또 한 궁기로는 소변을 보고 남은 궁기로는 간을 내고 들이고 임으로 출입 하나이다.????????그러허면 니 간을 어디로 넣고 어디로 내는냐?????????입으로 넣고 밑궁기로 내오니 만물 시생이 동방삼팔목 남방이칠화 서방사구금 북방일육수 중앙오십토 천지음양 오색광채 아침안개 저녁이슬이 합하여 입으로 넣고 밑궁기로 내오니 만병 회춘에 명약이라 으뜸약이 되나이다.
 미련허드라 저 주부야 세상에서 날 보고 이런 이야기를 허였으면 간을 팥낱만큼 떼어다가 대왕병도 직차허고 너도 충성이 나타나서 양조 양합 에 좋을 것을 미련 허드라 저 주부야. 만세의 지탄이 쓸데가 없네.
 
(아니리)
토끼가 어찌 말을 잘 해 놓았든지 용왕이 싹 돌렸겄다. ????하마터면 아까운 인재를 놓칠 뻔 하였구나 여봐라 퇴공 해하는 자는 처벌을 내릴테니 각별히 조심들하고 술상 하나 차려 오너라.”술상이 들어오니 뜻밖에 수궁풍류가 낭자헐제

(엇머리)
왕자진의 봉피리 곽처사 죽장구 궁덕궁덕쿵덕궁 성연자 거문고 서리렁 두리둥 둥둥 장자방의 옥퉁소 띠띠루 띠루 리리뚜 해강의 해금이며 완적의 휘파람 격타고 취용적 능파사 보허사 우의곡의 채련곡 곁들여서 노래할 제 낭자헌 풍악소리 수궁이 진동헌다. 토끼도 신명내어

(아니리)
앞발을 묏산자 뽄으로 딱 들고 한번 놀아보는디

 (중중머리)
앞내 버들은 청포장 두루고 뒷내 버들은 유록장 둘러 한 가지는 찢어지고 한가지 늘어져 춘비 춘홍을 못이기여 바람 부는대로 물결 치는대로 흔들 흔들 흔들 흔들 노닐적에 어머니는 동이를 이고 아버지는 노구를 지고 노고지리  지리지리지리 앞발을 번쩍 추켜 들고 촐랑촐랑 노닌다.

(아니리)
대장 범치란 놈이 토끼 뒤를 졸졸 따라다니다가 촐랑촐랑 소리가 나니 “아따 야들아 저 토끼 뱃속에 간 들었다.” 허고 고함을 질러놓니 토끼가 깜짝 놀래 주저앉으며“아니 어떤시러배 아들놈이 내 뱃속에 간들었다 그러느냐. 야 이놈아 내가 못먹는 술을 빈 속에다가 몇잔 들어 부었드니 아마도 똥댕이가 촐랑촐랑하는 모양이다.” 애이기 이시래비 아들놈아 이렇듯 장담은 하였으나
‘오래 지체하다가는 기어이 배를 떼일 모양이다.’ 용왕께 하직을 하되 “대왕의 병세 만만 위중하오니 소퇴가 간을 속히 가져오겠나이다.”
용왕이 반기하사 “기특고 고마운지고, 여봐라, 퇴공을 모시고 세상을 빨리나가 간을 주거든 속히 가져오도록 하라.” 영을 내려 놓니,

(빠른 중중머리)
별주부가 울며 여짜오되 별주부가 울며 여짜오되 “토끼란 놈 본시 간사하와 뱃속에 달린 간 아니 내고버면 초목금수라도 비소할것이요. 맹획의 칠종칠금허든 제갈량의 재조 아니거든 한번 놓아보낸 토끼를 어찌 다시 구하리까. 당장의 배를 따보아 간이 들었으면 좋으려니와 만일에 간이 없고 보면 소신의 구족을 멸하여 주옵고 소신을 능지처참 하드라도 여한이 없사오니 당장의 배를 따 보옵소서.” 토끼가 기가막혀 “여봐라, 이놈 별주부야. 너 날과 무슨 원수드냐 왕명이 지중커든 내가 어찌 기만허랴. 옛말을 못들었느냐. 하걸이 학정으로 용방을 살해코 미구에 망국이 될것이니 너도 이놈 내 배를 갈라보아 간이 들었으면은 좋으려니와 만일 간이 없고 보면 불쌍한 나의 목숨이 너의 나라 사귀가 되어 너의 용왕 백년 살 디 하루도 못살터이고, 너의나라 만조백관 한날 한시에 모두 다 몰살 시키리라. 아나 였다 배갈라라. 아나였다 배갈라라. 아나였다 배갈라라 똥밖에는 든 것 없다. 내 배를 갈라 네 보아라.”

 (아니리)
용왕이 화를 내어 “왜 이리 잔말이 심헌고? 빨리 퇴공을 모시고 세상을 나가도록 하여라.”

(창조)
그때여 별주부는 하릴없이 퇴공을 업고 세상으로  나갈적에

(아니리)
“너 이놈 토끼야. 이놈아 가기는 가도 속은 다 있을 것이다. 이놈아.”하릴없이 세상을 나가는디 경개가 장히 좋든가 보드라

(진양조)
가자 가자 어서가자 이수를 지내여 백로주를 어서가자 고국산천을 바라보니 청천외 멀어있고 일락장사 추색원하니 부지하처 조상군고 한곳을 다다르니 한 군사 서 있으되 푸른 옷입고 검은 관을 쓰고 문 왈 “퇴공은 하이지차요.” 토끼가 듣고 대답을 허되 “회족 청산허니 관불제관이라. 탁족불입허니 유매 평생이라.”한곳을 당도허니 돛대치는 저사공은 월범려 아니런가 함외장강 공자류는 등왕각이 여기로구나.

(중중머리)
백마주를 바삐 지내여 적벽강을 당도허니 소자첨 범주유로다 동산에 달 떠오네 두우간에 배회허고 백로횡강을 함께 가 소지노화 월일선 추강어부가 빈 배 기경선자 간 연후 공추월지단단이라. 자래등에다 저 반달을 싣고 우리고향을 어서가 환산농명월 원해근산이 좋을시구 위수로 돌아드니 어조하든 강태공은 귀주로 돌아들고 은린옥척 뿐이라 벽해수변을 당도허여 깡장 뛰어내리며 모르는 체로 가는구나 

(아니리)
그때여 별주부 “여보시오 퇴공 그렇게 가지만 말고 수국에서 약속했던 간 쬐끔만 떼어주고 가시오” 간든 토끼 딱 돌아서며 욕을 한바탕 퍼붓고 가는디

(빠른 중머리)
“에끼 시러베 발기를 갈 녀석 뱃속에 달린 간을 어쩌 내고 들인단 말이냐. 미련허드라. 미련허드라. 너그 용왕이 미련허드라. 너그 용왕 실겁기 날 같고 내 미련키 너그 용왕 같거드면 영락없이 죽을 것을. 내 밑궁기 셋이 아니거던 내 목숨이 어이 살아날거나. 내 돌아간다. 내가 돌아간다. 백운청산으로 내 돌아간다.”

(아니리)
토끼가 이러고 가다가 별주부를 탁 돌아다 보며 “너 이놈 별주부야. 너 죄상을 생각허면 죽일터이로되 너의 충성이 지극허니 내가 너의 용왕 먹을 약을  일러줄 터이니. 다른 약이 아니라 너그 수궁에 들어 가니 암자라 예쁜 놈 많드구나. 그 암자라를 하루에 일천오백마리씩 잡어서 석달 열흘만 먹이고 복쟁이 쓸개를 천석을 만들어 양일간에 다 퍼먹여 버려라 그러면 죽던지 살던지 끝이 날 것이다. 이 시러베 아들놈아. 잘가거라.”나는간다.

(창조)
그때여 별주부 하릴없이 수궁을 들어가는디

(아니리)
토끼는 살아왔다고 이리뛰고 저리뛰고 귀를 탈탈탈탈 털고 생방정을 떨다가 토끼 잡으려고 그물 쳐 놓은데 가 뒷발이 딱 걸려 또 죽게 되었든가 보드라.

(창조)
아이고 나 또 죽네 “아이고 이일을 어쩔거나. 차라리 이리 허망히 죽을줄 알았으면 수궁에서나 죽어서면 정초 한식 단오 추석 명절이나 잘 받아먹고 목비라도 세워 줄 것을 이제는 하릴없이 죽게가 되었구나.”

(아니리)
이리 한참 울고 있을 적에 쉬파리떼가 횅하고 날아왔것다. 또끼가 어찌 반가웠든지 “아이고 쉬낭촌 사촌님네들 어디갔다 이제 오시오?”
“오, 너 이놈 그물에 걸려 속절없이 죽게 되았구나.”“죽고 살기는 내 재주에 매였으려니와 내 몸에다가 쉬나 좀 담뿍 실어주고 날아가 주시오.”
“니가 꾀를 부릴 모양이로구나 그러나 사람의 손을 니가 당할 수가 있느냐?”
“그 사람의 손이 어떻게 생긴것이요?” “너 이놈 사람의 손의내력을 일러줄 테니  자세히 들어보아라.”

(자진머리)
사람의 내력을 들어라 사람의 내력을 들어라 사람의 손이라 허는 것은 엎어놓면 하날이요 됫새 놓면 땅인디
요리조리 금이 있기는 일월 다니는 길이요 엄지 장가락이 두마디기는 천지인 삼재요 지가락이 장가락만 못하기는 정월 이월 삼월 장가락이
그 중에 길기는 사월 오월 유월이요 무명지 가락이 잔가락만 못하기는 칠월 팔월 구월이라. 소지가 쩌룹고 쩌룹기는 시월 동지 섣달인디 자오묘유가 여가있고 건감간진 손이곤테 선천팔괘가 여가있고 불도로 두고 일러도 감중년 간상년 여가있고 육도기문이 대장경 천지가 모도 일장중이니 니 아무리 꾀를 낸들 사람의 손을 못당허리라 두말 말고 너죽어라.

(아니리)
아이고 쉬 낭청 사촌님네들 “죽기 살기는 네 재주에 매였은게 내 몸에다 쉬나 담뿍 좀 실어주고 가시오” 그때여 쉬파리떼가 “후-후하니 달려들어  토끼 등걸에다가 쉬를 담뿍 실어놓고 날아가 버린후에 그때여 토끼란놈 무지간에 쉬 한짐 짊어지고 죽은 듯이 있을적에 마침 초동목구 아이들이 낫 가래  짊어지고 메나리를 하고 올라오는디 이런 가관이 없던 것이었다.

(중머리)
어이가리너 어이가리너 어리가리넘자 너화로다. 하나님이 사람을 내실제 별로 구별이 없건 만는 우리놈의 팔자는 무슨 여러 팔자로서 날 곧 새면은 지개 갈퀴를 짊어지고 심산궁곡이 웬일인가 여보아라 친구들아 너는 저 골을 베고 나는 이 골을 베여 부러진 잡목 떨어진 낙엽을 긁고 베고 몽뚱그리어 힘껏대로 지고가서 위부모 처자식을 극진공대를 허여보세 어이가리 넘자 어화로다. 어이가리 넘자 어화로다.

(아니리)
이러고 올라가다가 본께 토끼가 걸렸겄다
“야들아 저기 토끼 걸렸다. 불피워라 바싹 구워 먹고 가자” 한놈이 달려들어 토끼 뒤를뽑아 들고보니 쉬를 담뿍실어놓았것다. “아니 이놈이 걸린지가 오래됐는지 쉬를 담뿍 실어 놓았다.” 한놈이 썩 나서며 “냄새를 맡아봐서 썩었으면 내버려라” 이놈이 냄새를 맡되 대굴박만 맡아봤으면 잘 구워 먹고 올라갈텐디 하필이면 퇴끼 똥구멍에다 코를 대고 맡아놓은니 꾀많은 토끼가 도토리 방귀를 한 서너방 사르르르 뀌어 노니 아들아 이것 구랭이 썩은 냄새가 난다. 야 그러면 그것 내던져 버려라 “휙” 집어던져 놓으니 토끼 저 건너 바위에 우뚝 서서 “헤헤 이 시러배 아들놈아 내가 그 보다 더한 수궁용왕도 속이고 나왔느는디 니까짓 놈들한테 잡힐성 싶으냐?” 이놈이 또 한번 살아났다고 신명을 내여 놀아보는디.

(중중머리)
관대장자 한고조 국량 많기가 날만허며 운주결승 장자방이 의사 많기가 날만허며 난세간웅 조맹덕이가 꾀 많기가 날만허며 신출귀몰 제갈량이 조화 많기가 날만허며 무릉도원 신선이라도 한가 허기가 날만허며 예 듣든 청산두견 자주운다  각새소리 타향수궁 갔던 벗님 고국산천이 반가워라 기산광야 너른천지 금잔디 좌르르 깔린디 이리뛰고 저리뛰고 깡짱깡짱 뛰어 노닐며 얼씨구나 절씨구야 고국산천이 반가워라

(아니리)
이러고 뛰고 노는디 어데서 윙 한 소리가 나드니 독수리란 놈이 토끼 대굴이를 후다뚝딱 “아이고 장군님 어데 갔다 인자 오십니까?”
“오 내가 시장해서 둥둥 떠다니다가 니가 보이길래 너를 잡아 먹을라고 내려왔다.” “아이고 장군님 어디서부터 잡수실라우.” “무엇 말할 것 있느냐? 어두 진미라니 대굴박에서부터 지근지근 먹어 돌릴란다.”

(창조)
“아이구 장군님 나죽기는 설찮으나 내 기맥힌 설움이나 좀 들어보시오”

(중머리)
“아이고 아이고 어쩔거나 아이고 이일을 어쩔거나 수궁 천리 먼 먼길을 겨우겨우 내려온 것을 무주공산에다 던져두고 임자 없이 죽게 되니 이 아니 원통하오 이 아니 원통하오.”

(아니리)
“야 이놈 토끼야” “예”
“너 무슨 딱한 사정이 있는 모양이로구나”
“예 그것이요 요번에요 저가 수궁에를 들어갔서라우”“뭣이 어쩌? 니가 수궁을 들어갔어야?” “예 수궁을 들어갔드니요  수궁 용왕께서 의사 줌치란 것을 저를 줍디다.”
“거 의사 줌치라는 것이 뭣하는것이냐?”
“글세 그것이 참말로 요상스럽게 생겼단 말이애요. 딱 요렇게 펴놓고 보면 구멍이 두서너군데 뚫려있는디 한궁기를 딱 퉁기면서 썩은 돼지창자 나오너라 하면 썩은 개창사 돼지창사 하루에 수천 발이 나오고요 또 한 궁기를 딱 퉁기면서 병아리 새끼 나오너라 하면 병아리 새끼가 하루에 일천오백마리가 꾸역꾸역 나오고요 그 좋은 보물을 임자 찾아 못 전하고 저 무주 공산에다 두고 죽게 되었으니 그 아니 딱한 일이 아니요” “야 이놈 토끼야 ”  “예”
“내가 너를 살려 줄테니 그거 날 줄래?”
“아이고 목숨만 살려주신다면 드리고 말고라오”“그러면 그게 어디가서 있느냐?” “예”
“저기 저 석산 바위 틈에 가서 있소 저것 좀 보시오. 까마귀 와 까치 때들이 그 냄새를 맡고 저리 시방 야단났소.” “그럼 가자” 이놈이 토끼 대글박을 좋은 소주병 잡듯 옆에 탁 끼고 훨훨 날아가서 석산 바위 앞에서 내려놓고 “여기냐?” “예”
“너 이놈 토끼야. 내가 시장해 죽겠다 안에 들어가서 잔꾀 부리지 말고 얼른 가지고 나와” “아이고 장군님 나를 그렇게 못 믿것소? 나를 그렇게 못 믿겠거든 내 발목을 딱 잡고요 계시다가 내가 쪼끔만 놔 달라할 때 놔주시면되오” “그럼 그러자”
이 토끼란 놈이 본래 꾀가 많은 놈이라. 바위틈에가 앞발을 딱 버티고 “장군님 발이 닿을만 하오. 조금만 놔 주시오” “그럼 그러자” “장군님 조금만 더 놔주시오” 조금만 조금만 조금만 하다가 뒷발을 탁 차고 안으로 쏙 들어가 느닷없이 시조 반장을 부르것다.

(시조) 
세월이 여루하여

(아니리)
“너 이놈 토끼야 시장해 죽겠다는데 안에 쏙 들어가드니 한가한 체하고 시조 부르고 자빠져 있어? 이 나쁜 놈아 얼른 의사줌치 안가지고 나와?”
“너 이놈 독수라~ 내 뒷발질 나가면 너 해골바가지 부셔질텐께 빨리 날아 가거라” “너 이놈 너 여기 다시 안나올래?”
“너 이놈아 내가 인자 노로에 문밖 출입 할 수 없고 집안에 들어 앉아서 손자나 봐주고 자봉이나 즐길란다.”
“너 이놈 “독수라 이것이 바로 의사 줌치가 아니더냐”

(엇중머리)
독수리 그제야 돌린 줄 알고 훨훨 날아가고 별주부 정성으로 대왕병도 직차허고 토끼는 그 산중에서 완연히 늙더라 그 뒤야 뉘 알소냐 어질 더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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